세종대학교 우리 학교에도 무지개가 뜰까요
아직도 매미가 우는데 벌써 개강이다. 강의실에 도착해 방학 내내 얼굴은 코빼기도 보지 못한 동기들과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,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. 창밖을 보니 곧 비가 올 모양인지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. 뒤에 앉은 학우들이 지난 밤 본 TV 프로그램에 대해 입을 모아 떠든다. 남의 얘기를 엿듣는 기분이라 어쩐지 겸연쩍지만 화두가 화두인지라 관심이 간다. 커밍아웃을 한 한 방송인에 대한 이야기. “야, 난 진짜 내 가족이 게이면 두드려 패서라도 정상으로 만들 거야.” 아무렇지 않은 농담조의 말에 몸이 움츠려들었다. “솔직히 성소수자들은 저 멀리 외딴 섬에 격리시켜서 자기들끼리 살게 해야 돼.” “그 사람들도 사람인데 그럴 것까지야 있냐? 난 동성애자들 존중하고 이해해. 나만 안 좋아하면 되는 거지.” 저 말을 하는 사람들은 같은 강의실 안에 나 같은 사람이 있는 줄 알까? 그들은 한참 낄낄거리다 금세 다른 이야기로 화두를 옮겨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.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겁고 금방이라도 체할 것 같다. 교수님이 들어오고 나서야 강의실이 조용해진다. 비는 언제 내리기 시작했는지,